국내 주말골퍼들은 캐디 의존도가 높다. 스스로 퍼팅 라인을 읽기보다는 캐디가 공의 방향을 놓아주고 스트로크의 세기까지 결정해주기를 바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는 골프에서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퍼팅의 즐거움을 온전히 누릴 수 없다. 퍼팅 실력이 향상되기도 어렵다.
쇼트게임 스페셜리스트인 김규태 코치는 “퍼팅은 그린의 특징을 파악하고 어떤 퍼팅 라인으로 어느 정도의 스피드로 공이 굴러갈 때 성공 가능성이 큰지를 예측하고 나서 공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적절한 스피드로 스트로크하는 종합예술이다”라고 했다. 그는 “멋진 드라이버 샷 못지않은 쾌감을 주는 퍼팅의 즐거움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 퍼팅 라인 읽는 습관부터 제대로 배워보자”고 했다.
프로골퍼들의 경기를 보면 홀 주변을 원을 그리며 좌우 앞뒤로 돌아다니면서 경사를 파악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린은 주변 경사와 그린 내부의 경사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착시현상이 쉽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골프장은 산악지형이 많은 데다 경사가 많기 때문에 경사를 파악하는 데 공을 들여야 한다. 공이 놓여 있는 곳의 경사와 공이 구르는 중간 부분에서의 경사, 홀이 있는 지점에서의 경사가 모두 다른 경우도 많다. 전체 경사를 모두 파악해 전체적으로 오르막으로 볼 것인지 내리막으로 볼 것인지를 판단한다.
김 코치는 “짧은 시간에 홀의 경사를 파악하는 좋은 방법은 홀에서 공까지의 거리를 반지름으로 하는 가상의 원을 그리고 큰 시계 속에서 퍼팅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했다.
① 공이 그린에 올라가면 그린으로 걸어 올라가면서 그린의 전체적인 경사를 살핀다. ②내 공 위치와 홀과의 거리를 반지름으로 잡아 큰 원을 그리고 그 원에서 가장 높은 지점과 가장 낮은 지점을 찾는다. ③가장 높은 지점이 12시, 가장 낮은 지점은 6시인 시계를 상상한다.
이렇게 나의 공과 홀을 기준으로 하나의 원을 그려 가장 높은 지점과 낮은 지점을 찾아 나의 공이 몇 시에 있는지를 파악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라인을 확인하고 나서 가까이에서 세밀한 경사를 읽는다. 세밀한 경사를 읽을 때 볼 마커 쪽에서는 공의 시작 라인 경사를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고, 홀 쪽에서는 홀컵 주위의 경사를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다.
그리고 홀의 어느 지점으로 공이 들어가게 할 것인지를 잘 선택한다. 여기서 홀컵이 또 하나의 작은 시계라고 생각한다. 홀을 정면에서 볼 때 시계 몇 시 방향으로 나의 공이 들어갈지를 선택하면 성공률이 더 높아진다.
미국 TPI(타이틀리스트 퍼포먼스 인스티튜트)에서 정리한 PGA투어에서 퍼팅을 잘하는 선수들의 퍼팅 라인을 읽는 4단계 습관도 이와 비슷하다.
①그린의 가장 낮은 곳을 찾아내 그곳에서 전체 경사를 읽는다. ②홀 뒤에서 홀 주변의 경사를 먼저 읽는다. ③공의 위치로 돌아와 다시 그린을 읽는다. ④마지막으로 홀 주변의 미세한 변화를 읽고 퍼팅한다.
김 코치는 “퍼팅 라인을 아무리 꼼꼼히 읽어도 공의 스피드와 맞지 않으면 소용없다”며 “라운드 직전 연습 그린에서 골프장 그린의 스피드를 파악하고 자신만의 퍼팅 스피드와 일치시키는 연습을 하고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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