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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C 소그래스의 상징… 프로도 대회당 평균 47개 빠트려, 막판 승부의 분수령

TPC 소그래스 스타디움 코스의 상징은 17번 홀이다. 그린을 둘러싼 호수에 연간 10만 개의 공이 빠진다. 프로골퍼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열리는 나흘 동안 평균 47.18개의 공이 물로 사라진다./PGA 투어

12일(한국 시각)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의 무대는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에 있는 TPC 소그래스의 스타디움 코스(파72)다. 1974년 창설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1982년부터 매년 이곳에서 열리고 있다. TPC는 ‘투어 선수들의 클럽(Tournament Players Club)’이란 뜻이다.

TPC 소그래스의 스타디움 코스를 설계한 사람은 지난 1월 세상을 떠난 피트 다이(1925~2020년)다. 그의 생전 별명은 ‘사드 후작’이었다. 사디즘(가학증)처럼 코스를 워낙 어렵게 만드는 것으로 악명이 높아서였다. 1982년 대회 우승자 제리 페이트(미국)는 마지막 퍼트를 한 뒤 피트와 그에게 코스 설계를 부탁한 딘 비번 PGA 투어 커미셔너를 18번 홀 그린 옆 물로 밀쳐 빠트린 뒤 자신도 연못으로 다이빙했다. 리 트레비노(미국)는 과거 인터뷰에서 "그때 악어가 세 명을 모두 잡아먹길 바랐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스타디움 코스의 상징은 17번 홀(파3)이다. 사드 후작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는 곳이다. 그린이 물로 둘러싸여 있어 시각적으로는 아름답지만 선수들에게는 ‘죽음의 홀’이다. 전장이 137야드에 불과하지만 바람의 방향과 세기가 수시로 변덕을 부려 선수들이 혼란에 빠지기 일쑤다. 사방을 가득 메운 수 많은 관중의 시선도 부담이다. 그린도 딱딱해 공의 낙하지점이 조금만 길면 굴러서 물에 빠지고 만다.

호수는 연간 삼키는 공은 약 10만개에 달한다. 골프장 측은 정기적으로 잠수부를 동원해 물 속의 공을 건져 올린다. 프로 골퍼들도 예외는 아니다. 2003년부터 집계한 이래 지난해까지 802개의 공이 물로 사라졌다. 대회당 평균 47.18개 꼴이다. 2007년 1라운드 때는 무려 50개, 나흘 동안에는 총 93개의 공이 물의 제물이 됐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도 17번 홀의 유명세에 한몫했다. 2001년 3라운드에서 S자로 휘는 18m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포효하는 모습은 이 대회의 명장면으로 남아 있다. 우즈는 그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첫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대회 첫 희생양이 됐다. 2라운드에서 두 번이나 공을 물에 빠트리며 쿼드러플 보기(4오버파)를 한 것이다.

브룩스 켑카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17번 홀에서만 15오버파를 기록했다./PGA 투어

찰진 근육을 자랑하는 ‘필드의 수퍼맨’ 브룩스 켑카(미국)는 17번 홀에만 서면 한 없이 작아진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이 홀에서만 15오버파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플레이한 선수 중 최악이다. 켑카는 "17번 홀에만 서면 두려움이 앞선다. 하나도 안 즐겁다"고 했다. 17번 홀이 켑카에는 크립토나이트(수퍼맨을 고통스럽게 하고 힘을 못쓰게 하는 돌)인 셈이다.

연장전도 17번 홀에서 치러진다. 최경주(50)는 2001년 이 홀에서 열린 1차 연장에서 파를 잡아내며 우승했다. 2015년 우승자 리키 파울러(미국)는 최종일 정규 라운드와 2차 연장까지 포함해 3번 모두 버디를 잡았다.

올해도 우승상금 270만달러(약 32억원)의 주인공이 17번 홀에서 가려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 선수 중에서 페덱스컵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임성재(22)를 비롯해 강성훈(33), 안병훈(29), 이경훈(29), 김시우(25)가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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