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유정이 자신의 캐릭터가 그려진 골프공을 들어보이고 있다. 고등학교를 시절 골프 연습에 매진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학업을 마친 그는 지난해 2부 투어를 거쳐 올해 LPGA 투어에 입성했다./볼빅 |
올해 19세인 손유정은 5세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부산 사투리가 섞인 한국말을 잘했다. 그는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데뷔한다. 11세 때 골프를 평생 하고 싶다고 결심해 스무 살이 되기 전에 ‘투어 프로’의 꿈을 이뤘다.
최근에는 국산 골프 브랜드 볼빅과 2년간 후원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LPGA 시메트라 투어(2부 투어)를 뛸 당시에도 볼빅의 지원을 받았지만 LPGA 투어 멤버가 되면서 조건이 훨씬 나아졌다. 손유정은 "올해는 신인왕이 목표고, 박인비처럼 다른 선수들이 존경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Q. 골프는 언제부터 했나.
"5세 때 미국으로 건너와 9세 때부터 시작했다. 미국에 오기 전에는 골프가 뭔지도 몰랐고, 생각도 못했다. 그런데 아빠가 골프를 접하신 후 골프가 너무 좋다며 온 가족을 데리고 연습장에 갔다. 골프장의 프로님이 제게 소질이 있다고 하더라.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하게 됐다."
Q. 5세 때 미국으로 온 것치고는 한국말을 잘 한다.
"집에서는 대부분 한국말을 사용했다. 한국 드라마나 예능도 계속 봤다. 그래서 까먹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못 알아들을 정도로 사투리도 많이 쓴다. 부모님이랑 얘기하면 심하다."
손유정은 고등학교 1학년까지만 학교에 다니고 이후에는 온라인 수업을 들으며 학업을 마쳤다. "학교에 다니면서 골프를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는 게 이유였다.
Q. 고등학교 시절부터 골프에 올인을 한 셈인데.
"학교 다녀오면 2시간밖에 연습을 못했다. LPGA 투어 프로가 되기로 마음을 먹은 터라 일단 골프에 올인을 하고 공부는 밤에 하기로 했다. 아침 8시30분에 골프 연습을 시작해 오후 5시까지 했다. 그런 후 저녁 6시부터 11시까지 공부하고 잤다."
Q. 골프 선수가 되겠다고 굳은 결심을 하게 된 계기는 뭔가.
"11세 때 US키즈 월드 챔피언십에 나가서 우승하게 됐다. 그 대회에 9세 때 나가서는 60등, 이듬해 10세 때는 20등 했었다. 우승을 하고 나니 골프를 평생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경안 볼빅 회장과 손유정이 후원 계약을 맺은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볼빅 |
Q. 골프를 하면서 롤 모델로 생각한 선수가 있나.
"예전부터 박인비 선수가 너무 멋지다고 생각했다. 골프도 잘 치지만 코스 밖에서 후배나 다른 분들을 대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배려심이 많은 것 같다. 배울 게 많다."
Q. 지난해 2부 투어에서 초반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었다. 모든 게 힘들었던 것 같다. 그때 멘털 코치와 가족들과 대화를 하면서 마음을 다 잡았다. 그 후부터 성적이 조금씩 나아졌다."
손유정은 지난해 시메투라 투어에서 23개 대회에 나가 상금 랭킹 20위에 올랐다. 초반 12개 대회에서는 8차례 컷 통과에 실패했고, 그나마 30위 안에 든 적도 없었다. 하지만 이후 치러진 4개 대회에서 연속으로 톱10에 입상했다. 9위-4위-3위-2위의 성적을 냈다. 연말 파이널 Q 시리즈에서는 30위에 올라 LPGA 투어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Q. 자신의 플레이 중 장점은 무엇인가.
"60도 웨지 샷을 좋아한다. 40~50야드 정도는 무조건 2야드 안에 붙여야 된다는 생각으로 친다. 드라이버는 260야드 정도 친다."
체구에 비해 장타를 날리는 편인 손유정은 "골프를 시작할 때부터 거리가 많이 나갔다. 통뼈라서 그런 것 같다"며 "특별하게 장타 훈련을 따로 하는 건 없고, 정확하게 페이스 중앙에 맞히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티샷 평균 거리는 261.93야드, 페어웨이 적중률은 71.34%였다.
Q. 앞으로 LPGA 투어를 뛰면서 좀 더 보완해야 할 부분은 뭐라고 생각하나.
"아직 퍼팅 능력이 부족하다. 다양한 코스와 그린을 경험하면 많이 늘 것으로 예상한다. 프로 선수에게는 멘탈도 중요한데 다른 선수들을 유심히 보면서 많이 배울 예정이다."
Q.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고, 올해 목표는 뭔가.
"길게 보면 꾸준하고 성실한 선수가 되고 싶다. 박인비 선수처럼 다른 선수들이 존경하고, 대중들이 좋게 봐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 올해는 가장 큰 목표는 신인왕이다. 그리고 US오픈을 꼭 뛰고 싶다. 2년 전에도 나갔었는데 코스도 어렵고,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정말 재미있었다. LPGA 신인 신분으로 다시 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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