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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잉구역 40야드 뒤로 물려… 평균 스코어 난도 1위로 점프
우즈, 1~4라운드 모두 보기

매년 4월 마스터스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뭔가 강하고 자극적인 장면을 원한다면 후반 9홀을 향해 걸어가면 됐다.

롤러코스터가 밑으로 훅~ 떨어지는 듯 내리막 경사를 타고 가는 10번 홀(파4)을 통해 그 유명한 아멘 코너(11~13번 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10번 홀은 1934년 첫 대회가 열린 이래 역대 난도 1위, 11번 홀(파4)은 난도 2위였다. 바람 부는 12번 홀(파3)에서 퐁당퐁당 공을 물에 빠뜨리던 골퍼들의 악몽은 또 어떤가? 13번 홀(파5)은 너무 쉬워서 오히려 어려움을 줬다. 버디를 못하면 상대적으로 보기를 한 셈이었으니까.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오른쪽)가 14일(한국 시각) 열린 마스터스 4라운드 2번 홀(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에서 티샷을 날리는 장면. 같은 조에서 마지막 라운드를 치른 타이거 우즈(빨간색 상의)가 몰리나리의 샷을 지켜보고 있다. 4라운드 3번홀까지 선두 몰리나리가 우즈에게 1타 차이로 앞섰다. /AP 연합뉴스

그런데 타이거 우즈(44·미국)가 14년 만에 5번째 그린 재킷에 도전하면서 '역대급'으로 흥미진진한 경기가 펼쳐진 올해 새로운 괴물이 등장했다. 티잉 구역을 예전 도로가 있던 곳까지 40야드나 뒤로 물린 5번 홀(파4·495야드)이다. 긴 설명이 필요 없다. 전성기 기량을 되찾은 '골프 황제' 우즈가 나흘 내리 스코어카드에 보기만 적어냈다. '수퍼맨' 브룩스 켑카, 저스틴 하딩, 루이 우스트히즌까지 3라운드 10위 이내 선수 4명이 모두 3라운드 이 홀에서 1타를 까먹었다. 3라운드에서 이 괴물은 공동 39위인 키건 브래들리에게만 버디를 허락했다. 3라운드 5번 홀 평균 타수는 4.4308타. 파만 지키면 성공이었다.

5번 홀이 원래 쉬웠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까지 평균 스코어 4.260타로 난도가 5위였다. 그런데 올해는 1~3라운드 평균 4.343타로 후반 10번(파4·495야드), 11번 홀(파4·505야드)을 제치고 가장 어려운 홀로 떠올랐다. 그러면 길이만 40야드 늘렸다고 어려워진 걸까? 페어웨이 벙커와 까다로운 그린이 서로 힘을 합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낸 것이다. 게다가 수시로 비가 쏟아져 코스가 부드러워지면서 공이 안 굴러가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전장이 더 길어지는 효과까지 생겼다.

두 차례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베테랑 베른하르트 랑거는 "깜짝 놀랐다. 그렇지 않아도 그린이 까다로운 홀인데 거리 부담까지 더해졌다"고 평했다. 2015년 우승자 조던 스피스는 "나흘간 5번 홀에서 파를 지키기만 하면 다른 선수들보다 2타 이상 앞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현실이 됐다.

5번 홀엔 페어웨이 왼쪽에 낭떠러지 같은 큰 벙커가 도사리고 있다. 여기 빠지면 지옥 문이 열린다. 이 벙커를 넘기려면 티샷을 캐리(비거리)로 315야드 이상을 날려야 하니 말을 말자. 만약 벙커에 못 미치거나 옆으로 공을 떨어뜨릴 땐 남는 거리가 200야드 이상 된다. 우드나 롱 아이언으로 세컨드 샷을 하게 되는데, 5번 홀 그린은 전형적인 거북 등 모양이다. 원하는 곳에 공을 세우려면 높은 탄도가 필요한데 긴 클럽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 페어웨이 적중률이 78% 안팎인데도 그린 적중률은 50% 이하로 뚝 떨어지는 이유다.

마스터스에서 가장 까다로운 파3홀인 4번 홀(240야드)과 티잉 구역과 그린의 표고 차가 현기증 날 정도인 6번 홀(180야드)이 괴물로 변한 5번 홀을 에워싸면서 전반 9홀의 '데스 트랩(death trap· 죽음의 덫)'을 형성했다. 클럽하우스에서 바라보면 이 홀들은 오른쪽 구석(코너)에, 아멘 코너는 왼쪽 구석에 있다.

2007년 마스터스 우승자이자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잭 존슨은 "4~6번 홀은 후반 아멘 코너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상처를 입지 않고 이곳을 통과할 수 있다면 축하할 만한 일이다. 내 생각엔 이곳을 '할렐루야 코너'라고 하면 어떨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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