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골퍼들은 라운드를 하기 전 자신만의 일정한 준비 과정(루틴)을 거친다. 이런 루틴은 경기 중 불안을 없애고, 평소 자신의 실력을 일정하게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올해 극적으로 부활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3·미국)는 그날의 라운드를 어떻게 준비할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우즈의 라운드 전 준비 과정을 보여 주는 3분 50초 분량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동영상은 지난 9월 우즈가 공동 6위에 올랐던 BMW 챔피언십 당시 촬영된 것이다. 우즈는 그다음 대회인 투어 챔피언십에서 5년여 만에 우승하며 통산 80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영상 속 우즈는 티오프 1시간 15분 전 연습 그린에 도착해 티잉 그라운드를 밟기 전까지 약 1시간 12분 정도 몸을 풀었다. '그린-드라이빙 레인지-그린' 순서로 몸을 풀었는데 시간으로 따지면 첫 번째 그린에서 20분,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37분, 두 번째 그린에서 15분을 보냈다. 드라이버를 비롯해 우드와 아이언 등 풀 스윙은 44회, 짧은 거리 칩샷은 24회를 했다. 우즈가 드라이버를 휘두른 건 고작 7차례뿐이었다. 대신 퍼팅과 쇼트 게임에 많은 비중을 뒀다. 특히 그린에서 퍼팅을 101번이나 연습했다.
우즈의 몸풀기 과정 중 아마추어 골퍼들이 참고할 부분은 그린에서 먼저 한 손 퍼팅으로 스트로크 감을 찾는 데 주력한 뒤 롱 퍼트로 거리감을 익히고, 다시 쇼트 퍼트로 마무리한다는 점이다.
우즈가 첫 연습 그린에서 가장 먼저 한 것은 '원 핸드 퍼트(한 손 퍼팅·16회)'였다. 골프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박원 아카데미원장은 이에 대해 "퍼팅에선 리듬이 일정해야 일관성 있는 스트로크와 거리 조절이 가능하다"며 "리듬에만 의존해서 한 손 스트로크를 하면 퍼팅 감을 잡는 데 좋다"고 했다. PGA 클래스A 멤버인 장재식 프로는 "한 손 퍼팅 연습은 주로 사용하는 손의 감각을 살리기 위해서다. 우즈는 오른손으로 퍼팅 스트로크를 주도한다"고 했다.
우즈는 '원 핸드 퍼트'에 이어 롱 퍼트(10회) 연습으로 그린 빠르기를 점검하고, 거리감을 익혔다. 그다음에는 4.5m 이내 거리에서 51차례 퍼팅을 했다.
이후 드라이빙 레인지로 자리를 옮긴 우즈는 가장 먼저 오른손 중지에 흰색 테이프를 감았다. 손가락 테이핑은 우즈만의 상징이기도 하다. 추아 츄 치앙 PGA 투어 커뮤니케이션 시니어 디렉터는 "우즈가 '테이핑이 그립 정렬에 도움을 준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했다.
우즈는 본격적으로 샌드 웨지를 17회 휘두르며 쇼트 게임을 점검한 뒤 8번 아이언(13회)-4번 아이언(10회) 순으로 샷 감을 조율했다. 우즈는 잠시 휴식을 겸해 캐디와 야디지북을 보며 핀 위치 등을 전반적으로 점검한 뒤 5번 우드(4회), 3번 우드(4회), 드라이버(5회) 순으로 롱 게임을 준비했다. 이렇게 짧은 클럽부터 시작해 긴 클럽 순(順)으로 연습하는 것이 클럽의 헤드 무게를 느끼기 쉽고 긴 클럽에서도 스윙의 리듬감을 살리는 데 효과적이다.
우즈는 마지막으로 피칭(6회)과 샌드 웨지(7회)를 가볍게 친 뒤 드라이버를 2회 때리는 것으로 드라이빙 레인지 몸풀기를 마쳤다. 다시 그린으로 이동한 우즈는 4차례 롱 퍼트 이후 나머지 시간은 쇼트 퍼트(20회)에 할애한 뒤 티오프 3분 전 티잉 그라운드를 밟았다.
박인비의 몸풀기 역시 우즈와 비슷하다. 박인비는 자신의 루틴에 대해 "처음에는 그린에서 롱 퍼팅을 하면서 거리감을 익힌 후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드라이버나 아이언, 웨지를 휘둘러 본다. 그런 다음 그린으로 돌아와 짧은 퍼팅을 하면서 홀에 들어가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리고 라운드를 시작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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