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유튜브 채널 운영 원형중 이화여대 교수
▲ 유튜브 채널 ‘골프가 안 되는 100가지 이유’를 운영하는 원형중 교수(오른쪽). |
서울대 체육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리건대학(유니버시티 오브 오리건)에서 레저서비스 전공으로 석·박사학위를 한 그는 골프에 대한 동화 같은 이야기 하나를 갖고 있다. 박사학위를 마치고 골프를 익히기 시작한 어느날 오리건에서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와 동반 라운드를 하게 됐다. 같이 라운드를 하겠느냐는 제의를 받았을 때만 해도 망설였는데 평생 잊지 못할 놀라운 경험으로 이어졌다. 할아버지는 거의 모든 홀에서 여유 있게 파세이브를 했다. 그것도 몇 라운드를 사용했는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낡은 공 하나만 사용했다. 골프를 대하는 자세가 진지하면서도 다양한 화제로 즐거운 대화가 끊이지 않았다.
젊은 혈기를 앞세워 좌충우돌하던 그는 번번이 ‘2학년 3반(2온 3퍼트)’에 머무르는데 몸이 불편한 미국 할아버지는 ‘3학년 1반(3온 1퍼트)’의 놀라운 무공을 선보였다. “골프는 지혜로 하는 운동이란 걸 절감했어요. 그 뒤로도 자주 그분과 라운드를 했는데 그때마다 내가 늙으면 저분처럼 젊은이를 리드하면서 즐겁게 골프를 할 수 있을까 생각하곤 했죠.”
그는 미국의 좋은 골프 책들을 국내에 많이 소개한 ‘골프 번역가’이기도 하다. 세계적인 스포츠심리학자인 밥 로텔라 박사의 골프 심리 3부작인 ‘골프, 완벽한 게임은 없다’ ‘골프, 자신감의 게임’ ‘퍼팅, 마음의 게임’을 비롯해 타이거 우즈의 ‘나는 어떻게 골프를 치는가’ 등 11권을 번역했다.
그는 ‘골프 여제’ 애니카 소렌스탐의 스승인 피아 닐슨과 린 매리어트가 쓰고 자신이 번역한 ‘모든 샷에 집중하라(Every Shot Must Have a Purpose)’ 원문을 지금도 자주 본다고 했다.
“영어가 쉬우면서도 군더더기가 없어요. 그리고 ‘골프는 기록의 게임’이라는 걸 설득력 있게 보여주죠. 소렌스탐은 대학 시절부터 자신이 한 모든 샷을 컴퓨터에 데이터로 남긴 뒤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는 훈련을 했어요. 그게 주니어 시절 스웨덴 국가대표팀 코치이던 이들에게 배운 습관이었어요.”
최경주가 미국 PGA투어에서 우승하던 장면들을 해설할 때는 보람을 느꼈다. 골프 불모지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가 PGA 챔피언이 된 최경주는 개척자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선수다.
그의 골프 베스트 스코어는 4언더파다. 그는 “골프가 안 되는 100가지 이유가 있다는 건 그만큼 도전할 목표가 100가지나 있다는 이야기죠. 그래서 많은 이들이 골프의 매력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겠죠”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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