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신예 브라이슨 디섐보, 야디지북에 대고 홀 위치 확인
美골프협회 "규칙 위반"… 디섐보 "내가 잘하니까 트집"
'필드 위의 물리학자'를 자처하는 괴짜 골퍼가 더 이상 제도용 컴퍼스(compass)를 경기 도중 쓰지 못하게 됐다.
미국골프협회(USGA)는 6일 브라이슨 디섐보(25·미국)가 경기 중 제도용 컴퍼스를 사용하는 것은 골프 규칙 14조 3항을 위반한다고 결정했다. 이 조항은 선수가 스트로크를 하거나 그 외 플레이를 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장비와 기기(전자 기기 포함) 사용에 관해 규정하고 있다. 의료 장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까다롭게 제한한다.
평소 골프 칠 때 베레모를 쓰는 ‘괴짜’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지난달 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통산 2승째를 올리며 환호하는 모습. 그는 6일 미국골프협회(USGA)의 결정으로 경기 중에 제도용 컴퍼스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USGA는 디섐보가 컴퍼스로 경기력에 이득을 보았다고 판단해 컴퍼스를 ‘불법 장비’로 규정했다. /게티이미지 코리아 |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것인가' '혹시 도구를 사용해 플레이에 이득을 취하는 규칙 위반에 해당하지는 않는가?'….
PGA투어 측은 곧바로 디섐보에게 "그 장비에 대해 조사하고 있으며 컴퍼스를 활용하는 게 규정에 어긋나는 행동이 아닌지 파악하고 있다"고 통보했다. 디섐보는 이에 대해 "제도용 컴퍼스를 쓴 게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이미 2016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슈라이너스아동병원오픈부터 사용하고 있었다"며 "사람들은 누군가 경기를 잘하면 문제 삼기 시작한다"고 불편한 심경을 밝혔다. 디섐보는 지난 6월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통산 2승째를 올리며 정상급 골퍼로 도약하고 있다.
왼쪽 사진부터) 디섐보가 경기 중 야디지북에 제도용 컴퍼스를 대고 선을 긋는 모습. 그의 아이언은 샤프트 길이뿐 아니라 헤드 무게도 동일하다. 디섐보의 퍼터는 앞뒤가 똑같다. /골프다이제스트·디섐보 인스타그램·모닝리드 |
USGA는 지난해에는 '디섐보 퍼터'를 불법 장비라고 규정한 적이 있다. 당시 디섐보가 사용하던 퍼터는 반원 모양 헤드에 샤프트가 몸통 한가운데 꽂혀 있는, '앞뒤가 똑같은' 퍼터였다. 퍼팅 자세도 공 뒤 옆에서 다리를 모은 채 홀 쪽을 바라보며 스트로크하는 '사이드 새들(side saddle)' 방식이었다. '사이드 새들'은 치마를 입은 여성이 다리를 한쪽으로 모은 채 말을 타는 것을 뜻한다.
골프계의 이단아로 몰리고 있는 디섐보는 "어떤 방식이든 스코어를 줄이고 골프를 더 재미있게 만드는 것이 골프를 성장하게 한다. 그것이 내가 원하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베레모를 쓰고 경기하는 디섐보는 60도 웨지부터 3번 아이언까지 클럽 10개의 샤프트 길이를 모두 같게 만들어 쓴다. 그는 서던메소디스트대학(SMU)에서 물리학을 전공하며 2015년 미국대학스포츠(NCAA) 챔피언십과 US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모두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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