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배용준, CJ컵 출전권 획득
'준우승 징크스'에 시달리던 국가대표 박형욱(20·한국체대 2)이 최고 권위의 아마추어 골프 대회인 허정구배 제66회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대한골프협회·삼양인터내셔날 주최) 정상에 올랐다. 박형욱은 6일 경기도 성남 남서울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4~6번홀 3연속 버디를 포함해 버디 6개를 잡아내며 6언더파 66타 스코어를 적어냈다. 3타 차 공동 2위로 4라운드를 출발했던 박형욱은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하며 대회 2연패와 3주 연속 우승에 도전하던 배용준(10언더파·한국체대 1)의 추격을 3타 차로 따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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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권위의 아마추어 골프 대회인 허정구배 제66회 한국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박형욱(한체대 2·왼쪽)과 허광수 대한골프협회장. /삼양인터내셔날 |
박형욱은 고교 2학년 때 국가대표에 뽑힐 정도로 유망주였지만, 주요 대회에서 지난 3년간 4차례나 2위에 머물렀다. 호심배 아마추어 선수권대회에서는 2017년, 2018년 2년 연속 준우승을 차지했다. 박형욱은 5년째 한연희 전 국가대표 감독에게 스윙을 익힌 덕분에 기본기가 튼튼하다는 평을 듣는다. 180㎝, 79㎏의 체격에서 310야드 안팎 드라이버를 때린다. 70~100m 거리 어프로치 샷이 장기다. 하지만 자주 2위에 머무르다 보니 "난 안 되나" 자책할 때가 많았다고 한다.
박형욱은 "앞서가다 뒤집히는 경우도 있었지만 너무 늦게 발동이 걸려 아쉽게 역전까지 가지 못한 경우가 더 많았다"고 했다. 이런 박형욱에게 리우올림픽 근대 5종 대표팀 코치(펜싱 부문)를 지낸 아버지 박광현 광주 서구청 펜싱 감독이 심리적인 도움을 준다. 소극적인 경기 운영을 할 땐 "후회하지 마라",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땐 "1등은 정해져 있다. 한번 해보자"고 한다고 한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는 "원한다고 되는 건 아니니 자신의 경기에만 집중하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한다.
박형욱의 꿈은 미 PGA투어에서 로리 매킬로이와 동반 라운드를 하는 것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호쾌한 스윙을 하는 로리 매킬로이를 좋아했다. 지금도 수시로 매킬로이의 인스타그램을 본다"고 했다. 박형욱은 우승컵과 함께 장학금 200만원, 핑 드라이버를 받았다.
이날 준우승한 배용준은 올해 6개 주요 아마추어 대회 합산 포인트 1위에게 주어지는 미 PGA투어 CJ컵 출전권을 획득했다.
허광수 대한골프협회 회장은 "김시우와 임성재 등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이 PGA투어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며 "더 많은 한국 선수들이 남자 골프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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