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럽 피팅 전문가인 우원희 핑골프 테크팀 부장(왼쪽)이 방송에서 출연자에게 클럽의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
우원희 핑골프 테크팀 부장(중앙대 겸임교수)은 1998년부터 일반 아마추어와 프로 골퍼들을 위한 클럽 피팅(fitting)을 해온 전문가다. 클럽 샤프트 강도와 로프트 등 어떤 골퍼에게 어떤 클럽이 좋은지를 클럽의 다양한 기능과 함께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방송 프로그램에도 고정 출연했다. 그가 이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만 해도 피팅을 고장난 클럽을 수리하는 것과 혼동하고 클럽 피팅 전문가를 이르는 피터(fitter)란 말도 거의 쓰지 않던 시절이었다. 요즘엔 거의 모든 국내외 골프 브랜드들이 피팅 시설을 갖출 정도로 일반화돼 있다.
하지만 피팅을 받고 나서 클럽을 제대로 골랐는지 오히려 헷갈린다고 불평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어쩌면 당연한 인간의 심리일 수도 있다. 정보가 많고 선택범위가 넓을수록 오히려 불안감과 불만을 느끼게 되고 더 결정을 하지 못한다는 ‘선택의 역설(Paradox of Choice)’이란 말도 있다.
그는 “피팅은 클럽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얼마 전 피팅을 받은 골퍼 가운데 50%가 다시는 피팅을 받지 않겠다고 응답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본 적이 있다. 이유는 물론 피팅을 잘못 받은 경우도 있지만 비용에 비해 결과가 기대만큼 좋아지지 않았다는 답들이 많았다. 거리가 20야드는 늘 것이라며 좋은 샤프트, 좋은 헤드를 추천해 비싼 클럽을 샀는데 필드에서 5야드밖에 거리가 늘지 않았다면 실망하게 된다. 슬라이스가 안 난다고 했는데 난다면 당연히 실망이 클 것이다. 경험상 피팅은 보조수단이며 스윙이 70%라면 클럽이 30% 정도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피팅이 도움이 되는 것일까?
“피팅은 골프 입문자나 초보자에게 가장 중요하다. 처음 골프를 시작할 때 자신의 손에 맞는 골프장갑을 끼지 않나. 그런데 그립은 대부분 동일 그립 사이즈를 사용하고 있다. 그립만 사이즈를 맞추어도 피팅의 20%가 끝난다고 할 정도로 매우 중요하다.”
그는 클럽 중심의 피팅이 아니라 골퍼 중심의 피팅을 강조한다.
“샤프트의 강도와 로프트 등 클럽의 제원을 먼저 알려주며 하는 피팅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재미있는 예가 있다. 선수들은 당연히 강하고 무거운 샤프트를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면 가볍고 약한 샤프트가 훨씬 더 방향성과 비거리가 좋은 경우가 있다. 하지만 샤프트를 확인하고 다시 쳐보면 제대로 안 맞는다. 그러면서 ‘샤프트가 약한 것 같다’ ‘가볍다’고 한다. 골퍼가 쳤을 때 데이터가 잘 나오면 그 클럽이 오래됐든, 가격이 어떻든, 무게가 가볍든 클럽의 스펙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타구음이나 디자인 등 골퍼의 취향도 멘탈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피팅 때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그는 “피팅을 하고 난 뒤 이제 클럽은 아무 문제가 없으니 스윙과 연습에만 전념하면 되겠다는 믿음을 갖게 해주는 것이 최고의 피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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