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원이 스코티시 오픈 2라운드 9번 홀 그린에서 퍼팅을 한 후 공을 바라보고 있다./민수용 골프전문 사진작가 |
알 수 없는 게 골프다. 주말 골퍼는 하루는 80대 타수를 치고 다음날엔 100타를 넘기기도 한다. 그정도는 아니지만 프로도 아주 다르지는 않다. 유러피언(EPGA) 투어 스코티시 오픈에 출전 중인 박효원(32)도 그랬다. 그는 대회 첫날 2오버파 73타를 치더니 둘째날에는 7언더파 64타를 몰아쳤다. 전날보다 9타나 덜 쳤으니 즐거운 널을 뛴 셈이다. 박효원은 "퍼팅이 잘 됐다"며 "최근 연습을 하던 스윙이 오늘부터 조금 잡히는 느낌"이라고 했다.
13일(한국 시각) 영국 스코틀랜드 노스베릭의 더 르네상스 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 박효원은 보기 없이 이글 1개에 버디 5개를 쓸어담았다. 중간 합계 5언더파 137타로 공동 65위에 올랐다. 박효원은 첫날 100위권 밖으로 밀리면서 컷 통과가 힘들어 보였지만 이날 선전 덕에 컷 기준선까지 스코어를 줄여 막차로 3라운드에 진출했다. 이번 대회에는 스코틀랜드 코스특유의 강풍이 불지 않는데다 수시로 오락가락하는 비로 그린이 부드러워져 스코어 줄이기 경쟁이 벌어졌다.
리 슬래터리(잉글랜드), 에릭 반 루엔(남아공), 베른 와이즈버거(오스트리아)가 14언더파 128타로 공동 선두로 나섰다. 헨릭 스텐손(스웨덴)이 12언더파 공동 4위, 저스틴 토머스(미국)가 11언더파 공동 6위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8언더파 공동 30위에 자리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4명의 한국 선수 중 컷을 통과한 건 박효원이 유일하다. 왕정훈(24)과 박상현(35)은 4언더파를 기록해 나란히 1타 차이로 탈락했다. 타수를 줄이지 못한 김시우(24)는 합계 2언더파로 일찍 짐을 쌌다.
이날 10번 홀부터 출발한 박효원은 12·13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은 뒤 후반 들어 뒷심을 발휘했다. 3~5번홀에서 3연속 버디로 신바람을 냈고, 7번 홀(파5)에서는 7m 이글 퍼트를 넣으며 한꺼번에 2타를 줄였다.
박효원은 지난주 아이리시 오픈 1·2라운드에서는 상위권에 오르는 등 점차 투어 분위기에 적응하는 모습이다. 박효원은 "유럽 선수들이 잘 치긴 하지만 점차 따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쇼트 게임 능력은 크게 뒤지지 않고, 롱 게임만 좀 더 다듬으면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게 박효원의 판단이다.
서른둘 다소 늦은 나이에 EPGA 투어에 도전한 박효원은 "유럽에서는 나라와 나라를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 힘들긴 해도 일단 대회장에 오면 환경이 너무 좋다"며 "현재 드라이버로 290야드 정도 날리는데 10~15야드 정도 늘리면 더욱 재미 있고, 경쟁력 있는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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