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 덜 찾고 시청률도 저조
지난 21일 제주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막을 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CJ컵은 '필드의 수퍼맨' 브룩스 켑카(미국)가 우승과 함께 세계 1위에 오르면서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해 초대 챔피언인 저스틴 토머스(미국), 전(前) 세계 1위 제이슨 데이(호주), 폴 케이시, 이언 폴터(이상 잉글랜드),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등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다. 여기에 미국에서 활약 중인 강성훈·안병훈·이경훈·김민휘·김시우·임성재 등 한국 선수들도 모처럼 국내 팬들 앞에 섰다.
미 PGA 투어 관계자들과 선수들은 CJ컵 대회 운영에 높은 점수를 줬다. 토머스는 "공항에서 호텔, 호텔에서 골프장으로 이동할 때 세심하게 배려해줬다. 이런 건 어떻게 보면 작을 수 있지만 선수들은 크게 감동한다"고 했다. 타이거 우즈와 가까운 사이인 데이는 "CJ컵이 훌륭한 대회이고, 타이거가 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할 생각"이라고도 했다.
미 PGA투어 CJ컵은 세계 정상급 경기를 국내에서 볼 수 있는 기회였지만, 아쉬움을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았다. 스콧 피어시(미국)가 4라운드 18번 홀에서 경기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
하지만 로프(갤러리가 들어갈 수 없도록 골프장에 설치하는 줄) 밖 풍경은 달랐다. 1라운드 흥행 조였던 켑카-토머스-임성재의 플레이를 지켜본 갤러리(관중)는 100명 안팎이었다. 한 국가대표 출신 프로 골퍼는 "어린 선수들이 이 높은 수준의 경기를 많이 봤으면 정말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직접 와서 보면 왜 300야드가 훌쩍 넘는 장타가 필요한지, 최정상급 선수들이 얼마나 창의적으로 코스를 공략하는지, 쇼트 게임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한눈에 느낄 좋은 기회였다는 것이다.
컷 탈락 없이 78명이 출전한 CJ컵은 대회 총상금만 950만달러(약 107억원)인 특급 대회다. 올 시즌 KPGA 투어 17개 대회 총상금(143억원)과 큰 차이가 없다. 이 때문에 CJ는 당초 '어려운 국내 남자 골프는 돕지 않고 왜 PGA 투어를 여느냐'는 비판이 나올까 고민하기도 했다.
CJ컵은 출전 선수가 제한되어 있어 국내 선수 참가를 늘리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국내 골프 단체들과 협력해 주니어 골퍼들이 많이 볼 수 있도록 했었다면 어땠을까. 일부에선 대회 기간이 가을 여행 성수기와 겹쳐 비용도 많이 들고 비행기 티켓을 구하기 쉽지 않아 제주도가 아닌 내륙 지방에서 대회를 여는 게 어떠냐는 의견도 있었다.
대회 홍보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한 마케팅 전문가는 "아름다운 제주의 풍광을 통해 CJ뿐만 아니라 한국의 브랜드를 알릴 좋은 기회다. 그런데 외국 팬들이 너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주말이 되자 갤러리가 많아졌지만 이번엔 사진과 동영상 촬영을 놓고 마찰이 생겼다. CJ는 이 대회를 단순한 골프 대회가 아니라 K컬처 페스티벌 'KCON(케이콘)'이나 글로벌 음악 축제 'MAMA'와 같은 세계적 규모의 스포츠 플랫폼으로 키워가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이 대회를 아주 정숙한 분위기에서 치를 것인지, 아니면 PGA 투어 해방구라 불리는 웨이스트 매니지먼트처럼 왁자지껄한 축제로 만들지 아직 뚜렷한 기준이 없는 듯했다.
CJ컵은 대회 최종일 실시간 네이버 중계 시청자가 1000여명에 불과했다. 같은 시간 상하이에서 열린 LPGA대회는 5000명이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CJ컵이 진정한 명성을 얻으려면 인지도부터 먼저 높여야 할 것 같다.
많이들 봤을텐데--- 가기는 힘들었지만 TV중계, 녹화중계 열심히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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